재벌, 한국을 지배하는 초국적 자본[Chaebol: the Transnational Capital that Rules Korea]

이 책의 목적은 지금까지 주로 국가 대 시장, 국내산업자본 대 외국금융자본이라는 이분법적 틀에서 다루어져 왔던 한국사회의 포스트-1997 본성 논쟁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것이다. 이를 위해, 이 책은 조나단 닛잔과 심손 비클러가 발전시킨 권력자본론을 채택했다. 권력자본론의 시각에서, 1997년 위기와 포스트-1997 구조조정을 지난 반세기 동안 진행되어온 한국자본주의 권력의 진화라는 맥락 속에 위치시키고, 차등적 자본축적체제의 전환과정으로 설명한다. 이를 바탕으로, 이 책에서는 다음의 상호 연관된 세 가지 주요 주장을 펼치고 있다. 첫째, 포스트-1997 개혁과정은 자본화를 한국사회의 가장 중심적 사회질서 원리로 확립시켰다. 둘째, 세계화의 본성은 소유권과 축적의 초국적화를 통해 한국의 지배자본을 글로벌 부재소유주 구조 속으로 편입시켰다. 마지막으로, 1997년 위기 이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가 준 현상은 차등적 축적체제의 전환으로 설명되어야 한다.